일러스트=한상엽 저녁으로 뭘 먹을지 고민하다 떠오르는 메뉴가 있으면 손이 저절로 배달음식앱을 연다. ‘주문하기’를 누르면 30분 만에 따끈한 음식이 식탁 위에 올라올 것을 안다. 무료 배달에 도달하려면 평소 먹는 양보다 1.5배는 더 주문해야 하지만 기꺼이 과식을 받아들인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고 나니, 나도 모르게 배달앱 단골손님이 됐다.돈을 짜임새 있게 쓰며 재테크를 하고, 노후 대비까지 하는 사람들을 보면 경외감마저 든다. 나는 그런 거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지경인 사람이 어떻게 불안정한 프리랜서 생활을 20년 넘게 지속해 왔는지 의문이다. 하루 때우고 하루 막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하지만 더는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자각이 들었다. 늦어도 너무 늦은 자각이었지만 지금이라도 긴축 재정을 수립하기로 했다. 그런데 뭘 어떻게 하면 되지?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돈이 없으니 적금은 패스. 예금할 돈이 있을 리 없으니 예금도 패스. 코인이나 주식은 전혀 알지 못하는 세계이니 패스. 부동산? 그런 게 있다고는 하던데 말이죠.먼저 나의 한 달 고정 지출을 따져봤다. 관리비, 휴대폰 요금, 인터넷 요금, 수도 요금, 전기 요금 등 가만히 숨만 쉬어도 꽤 많은 돈이 나갔다. 그렇다면 카페를 덜 가야겠지. 빵을 덜 사 먹어야겠지. 줄여야 할 것들은 뻔히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에는 자신 없었다. 고민 끝에 매달 사용할 수 있는 돈의 액수를 정해놓기로 했다. 평소 대부분의 지출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데, 그러다 보니 오늘 쓴 돈은 내일의 내가 갚아줄 것이라는 그릇된 신념을 갖게 되었다. 이제부터는 매달 신용카드로 긁을 수 있는 액수를 정해두고 그 금액을 넘지 않기로 하자. 오늘의 내가 쓴 돈은 내일의 내가 갚아야 한다!결심 후, 이삼일에 한 번꼴로 사용 가능 잔액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며 지출하고 있는데, 3주가 채 지나지 않아 정해진 돈을 다 써버린다. 그래서 나머지 기간에는 ‘냉털(냉장고 털기)’이 필수다. 잔고만큼이나 부족한 음식 솜씨를 끌어모아 별도의 소비 없이 밥상을 차린다. 참으로 단출한 밥상 앞에 앉을 때마다 나는 원래 이렇게 먹어야 하는 사람인데 그동안 왜 그렇게 배달 음식을 한 상 가득 차려왔는지 회한의 눈물이 차오른다.워낙 습관이 안 되어 있는 생지지율 대책회의 ■ 방송 : 유튜브 채널 'CBS 질문하는 기자' ■ 진행 : 김광일 기자 ■ 대담 :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 이동학 "건강한 보수 복원해야" CBS 질문하는 기자 유튜브 캡처 ◆ 이기인> 주마등처럼 스쳐가네요. 제가 지금은 개혁신당 소속이지만 저도 국민의힘 소속이었잖아요. ◇ 김광일> 윤석열 대변인 출신.◆ 이기인> 유승민 전 대표 대변인으로 시작해서 진영이 결정한 윤석열 후보 당선을 위해 뛰었던 사람으로서 이렇게 보수 정권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이 일어났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비극이고 마냥 기쁘다거나 신단다거나 그런 감정을 드러낼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김광일> 사실 이 자체로 너무 비극적인 일이잖아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기인> 안도감이 들죠.◇ 김광일> 어. 이제 발 뻗고 잘 수 있겠다. 너무 무서운 일이었잖아요.◆ 이기인> 어쨌든 저도 윤석열 대통령 파면에 대해 기쁜 마음이 있고 안도감이 들지만 장예찬 최고위원이 겪는 감정은 어떻게 우리가 헤아릴 수 없을 거예요. 알잖아요. 검찰총장에서 시작한 윤석열 후보가 처음 점 찍었던 사람이 장예찬 최고위원이었고. 인재영입한거잖아요. 그런 장예찬 최고위원이 받아들이는 파면과 우리가 느끼는 파면의 차이는 엄청나게 클 거예요.◆ 이동학> 우리 아까 방송 전에 그래서 이 얘기를 했어요. 장예찬 최고위원 오늘 놀리지 말자. 사실 위로를 해야 하는 것이고 이게 당연히 잘못된 것이었지만 그 감정을 다시 보듬어서 다시 건강한 보수, 건강한 진보 이걸 다시 복원해야만 대한민국이 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잖아요. 아마 며칠간 힘들 거예요. 저쪽 세력이 믿었던 여러 가지가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저는 존중하거나 인정할 순 없지만 현실 그 자체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김광일> 이게 숙제인 거죠. 옳그 그름에 대한 판단은 이미 내려졌고 그러나 어느 정도 포션의 국민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 국민도 같이 가야 되는 것 아니냐.◆ 이동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