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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 청취] 자동응답기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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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elissa 작성일25-05-07 00:11 조회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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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9]​019. 자동응답기 자동응답기​​​ 퇴근 한다는 말은 해주고 갔어야지.&quot도현은 노을빛이 물들이고 있는 언덕 위 벤치에 덩그라니 앉아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는 디컨을 향해 말했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도현은 반듯하게 앉은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제서야 디컨이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규정에 어긋난 적은 없습니다.​그야 규정에 어긋난 것은 없지. 하지만 이건 너랑 나 사이의 문제야. 사람과 사람 간의 아주 사소하고 자동응답기 긴밀한 문제라고.&quot도현은 일부러 말을 빙빙 돌렸다. 그냥 말없이 먼저 가버린 너에게 서운했다고 말하기엔 조금 부끄러웠다. 말을 희안하게 해도 찰떡같이 알아먹던 디컨이었기에 다행스럽게도 도현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다. 그리고 그는 '사람과 사람'이라는 말에 더 집중했다.​저를 사람으로 여기는 것은 당신 뿐입니다.&quot어딘가 슬픈 기색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도현은 그의 어깨 위로 손을 올려 몇 번 토닥였다. 자동응답기 가끔씩 디컨은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사무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인간이 아님에도 인간처럼 느끼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괴리감에 논리적 오류를 겪고 있는 모양이었다.​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마. 너를 만든 인간조차도 불안정한 존재인걸. 그러니 네가 불안정해지는 것도 당연한거야.&quot도현은 안드로이드의 제조 과정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이들이 가끔은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모습을 보일 때가 자동응답기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때로는 인간보다 더 나아보이기도 했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어떤 망설임도 없이 실리적인 결단을 내리는 부분에 있어서는 이들을 따라올 자가 없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그들을 더 메몰차게 대했다. 감정이 결여되어 있다는 이유로, 그들이 그렇게 설계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인간은 감당하기 힘든 일이 있을 때 신을 찾는다고 들었습니다. 자신의 창조자라고 믿는 절대적인 존재를 자동응답기 말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누구를 찾아 기도하면 되는 겁니까?​디컨은 당돌하게 물었다. 도현은 잠깐 움찔한다.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는 인공눈은 흔들림이 없다. 이상하게도 그가 신을 찾는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렵다. 그의 말대로라면 그의 신은 그를 창조한 인간이 아니던가? 하지만 인간은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러기엔 너무도 안드로이드와 가깝다. 안드로이드를 만든 인간조차도 결국 신을 부르짖는 존재이기에 그의 기도를 자동응답기 들어줄 수 없다.​글쎄, 안드로이드의 신이 있으면 모를까 적어도 난 너의 기도를 들어줄만한 존재가 아니야.&quot짐짓 유쾌한 척 도현이 웃음으로 넘겼다. 그는 자신의 대답이 과연 디컨의 물음에 해답이 되었을지 의문스러웠다. 다행스럽게도 디컨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사 내에서 제 별명이 무엇인지 아십니까?&quot디컨은 유리 가면을 쓴 것 같은 매끄러운 자동응답기 얼굴로 물었다. 도현은 답을 알고 있었지만 말하지 않았다. 그의 별명은 '자동 응답기'. 정해진 방침에 따라 민원에 응답하기 때문이었다. 그게 나쁜 거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썩 좋은 것이라고 말하기에도 애매했다. 그것도 결국 인간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이겠지. 도현은 마음 속으로 혀를 찬다. ​어째서 인간은 자신보다 더 뛰어낸 창조물을 만들어 냈을까? 그리곤 외면하고 무시하고 하대한다. 그저 자동응답기 말 잘듣는 하인이 필요했던 것이라면 굳이 인간의 모습을 본 따지 않고 기능적인 면이 우수한 형태로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왜 하필 인간이란 말인가? 그것은 결국 자신이 신이라고 믿었던 인간의 오만함 때문이겠지.​돌아갑시다.​ 디컨은 도현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황혼을 등지고 있는 그의 얼굴이 어둠 속에 잠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동자는 선명한 빛을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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