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강미선 한국뇌연구원

(왼쪽부터) 강미선 한국뇌연구원 박사후연수연구원(공동 제1저자), 김정연 책임연구원, 송석운 연구원(공동 제1저자). 한국뇌연구원 제공. 교차로에서 신호등이 보행자와 자동차 이동을 돕듯 뇌에도 정보 흐름을 돕는 물질이 있다. 이 물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우울증과 같은 정서질환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뇌연구원은 김정연 정서·인지질환 연구그룹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뇌 속에서 '숨은 조절자' 역할을 하는 특정 세포의 기능이 망가지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실험 및 분자 의학’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신호 전달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인 ‘포스포리파아제C(PLC) 에타1’이 뇌의 외측고삐핵(lLHB)에 있는 성상교세포에 많이 존재하며 이 효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세포들이 과도하게 흥분해 우울증과 유사한 행동을 유발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성상교세포는 ‘뇌의 조력자’로 불리는 교세포로 신경세포의 학습, 기억 기능을 돕는다. 연구팀은 실험동물모델의 외측고삐핵 성상교세포에서 PLC 에타1 효소를 제거한 뒤 뇌 기능과 행동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작동하면서 신호 조절 능력이 떨어졌고 동물모델은 의욕 저하, 무기력 등 우울증 유사 행동을 보였다. 화학 자극을 통해 성상교세포에서 PLC 에타1 효소를 활성화했더니 신경전달물질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으며 우울증 유사 행동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스트레스 환경에 장기간 노출돼 우울감을 보이는 동물모델의 성상교세포를 관찰한 결과에서는 PLC 에타1이 현저하게 줄어든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PLC 에타1이 사라지면 ‘토닉 글루탐산’이라는 신경전달 신호가 줄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가 과하게 흥분하면서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토닉 글루탐산은 신경세포들이 너무 비활성화되지도, 과도하게 활성화되지도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는 망가진 외측고삐핵 성상교세포 또는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PLC 에타1이 우울증 치료를 위한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 책임연구원은 “외측고삐핵의 성상교세포에 존재하는 PLC 에타1의 기능을 밝힘으로써 우울증 발현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했다”며 “신경전달물질 조절에 초점을 맞춰온 기존 치료제와 달리 성상교세포와 PLC 에타1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38/s12276-025-01432-1(왼쪽부터) 강미선 한국뇌연구원 박사후연수연구원(공동 제1저자), 김정연 책임연구원, 송석운 연구원(공동 제1저자). 한국뇌연구원 제공. 교차로에서 신호등이 보행자와 자동차 이동을 돕듯 뇌에도 정보 흐름을 돕는 물질이 있다. 이 물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우울증과 같은 정서질환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뇌연구원은 김정연 정서·인지질환 연구그룹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뇌 속에서 '숨은 조절자' 역할을 하는 특정 세포의 기능이 망가지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실험 및 분자 의학’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신호 전달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인 ‘포스포리파아제C(PLC) 에타1’이 뇌의 외측고삐핵(lLHB)에 있는 성상교세포에 많이 존재하며 이 효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세포들이 과도하게 흥분해 우울증과 유사한 행동을 유발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성상교세포는 ‘뇌의 조력자’로 불리는 교세포로 신경세포의 학습, 기억 기능을 돕는다. 연구팀은 실험동물모델의 외측고삐핵 성상교세포에서 PLC 에타1 효소를 제거한 뒤 뇌 기능과 행동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작동하면서 신호 조절 능력이 떨어졌고 동물모델은 의욕 저하, 무기력 등 우울증 유사 행동을 보였다. 화학 자극을 통해 성상교세포에서 PLC 에타1 효소를 활성화했더니 신경전달물질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으며 우울증 유사 행동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스트레스 환경에 장기간 노출돼 우울감을 보이는 동물모델의 성상교세포를 관찰한 결과에서는 PLC 에타1이 현저하게 줄어든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PLC 에타1이 사라지면 ‘토닉 글루탐산’이라는 신경전달 신호가 줄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가 과하게 흥분하면서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토닉 글루탐산은 신경세포들이 너무 비활성화되지도, 과도하게 활성화되지도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는 망가진 외측고삐핵 성상교세포 또는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PLC 에타1이 우울증 치료를 위한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 책임연구원은 “외측고삐핵의 성상교세포에 존재하는 PLC 에타1의 기능을 밝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