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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쓰기 수업 ① 왜 소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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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va 작성일25-03-27 17:17 조회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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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설쓰기수업 3월에 개강한 수업의 결과물을 공개합니다. 세 명의 청소년들이 자신의 생각과 개성을 녹여 세 편의 단편 웹소설을 완성했습니다. 모두 처음 소설을 썼음에도 완성도 높은 단편소설을 마무리했습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한 번 읽어보세요!​​​​천둥이이예인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던 그날 너를 처음 만났었다. 학원을 마치고 짐을싸던중 맑을거라고 예상했던 날씨와 다르게 유난히 날씨가 흐리고 비와 함께 천둥이 치기 시작했다. 밖을 보니 아이들은 하나둘씩 뛰어가고 있었다. 나도 서둘러 짐을싸서 학원을 나섰다. 집으로 달려가던 그순간 굉장히 작은소리였지만 어린강아지가 짖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놀라서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니 1살도 안된것 같은 강아지가 나무 밑에서 바들바들 떨고있었다. 나는 비를 피하는것도 잊은 채 헐레벌떡 그 강아지에게 달려갔다. 자세히 보니 흙때문에 더러워진 강아지가 있었고 놀란 나는 급히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여기 학원 근처인데 강아지가 혼자있어요..어떡해요? 내가 데려가요?‘나는 엄마에게 자초지종 설명하기 시작했다.”뭐? 강아지가 거기 있다고? 일단 대려가지 말고 기다려봐. 엄마가 거기로 갈게“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온 엄마와 함께 동물병원에 갔다. 병원에서 강아지의 건강상태를 살폈고 다행이 크게 다치지않아서 바로 퇴원하면 된다는 소리를 듣고 그제서야 숨이 쉬어지는 느낌이었다.이 사건을 계기로 나는 그 새끼강아지와 살게되었고 우리는 천둥이 데려다준 아이라며 천둥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천둥이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부모님이 맞벌이셔서 항상 혼자였던 나에게 너무 든든한 존재가 되었다. 부모님이 야근때문에 늦게돌아오셔서 혼자 있어야할때 천둥이가 있어서 혼자 집에있을때 쓸쓸하지 않고 친구가 생긴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끔씩 장난 치고 내 물건을 물어뜯고 천둥이의 이빨에 물릴때도 있었지만 그 순간마저도 나에겐 너무나 큰 행복이고 더할나위없는 선물이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공부할시간이 많아질수록 반대로 천둥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천둥이와 함께한 시간이 1년 2년..7년 8년이 되어가니 천둥이를 신경쓸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런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어느날 밥을 주려고 천둥이를 불렀다. 천둥이는 나에게 오면서도 비틀거리며 자꾸넘어지다가 갑자기 걷기 힘들어했다. 순간 나는 천둥이를 잃을것만같은 공포감에 휩사혀서 정신줄을 놓을뻔했지만 울며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천둥이가 이상해요..갑자기 걷지를 못하고..어떡해요???” 갑자기 천둥이가 걷지 못한다며 큰일났다며 말하는 나를 보고 엄마는 나에게 말했다.“일단은 천둥이 데리고 먼저 병원에 가있으면, 엄마가 바로 병원에 갈게”나는 급하게 외투하나만 걸치고 천둥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데려갈준비를 했다. 병원으로 갈동안 1초가 1시간처럼 소설쓰기수업 느껴지고 조금만 늦으면 큰일날것 같은 공포감에 휩싸였고 주변소리가 들리지 않을만큼 나의 온 신경은 천둥이에게 집중된채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도착해 진료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엄마가 도착했고 우리 순서가 되자마자 진료를 시작했다. 의사선생님의 말로는 천둥이가 나이를 먹어서 디스크가 왔다는 진단이었다. 한동안은 천둥이 옆에서 보호자가 붙어서 간호를 해야한다는 이야기였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평소에 천둥이이게 안일했던 나의 모습 하나하나가 생각나며 너무 고통스러웠다. 혼자서 자책하고 있었던 그순간 천둥이가 나에게 힘겹게 다가와서 나의 눈물을 핥아주었다. 천둥이가 눈물을 핥아주는 동안 앞으로는 항상 곁에서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들고 옆에 있어주겠다고 다짐했다. 천둥이의 재활기간동안 항상 옆에있어주고 물과 밥을 직접 먹여주며 정성을 다해서 간호했다. 천둥이가 다 나은 이후로도 천둥이와 같이 있을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더욱더 신경써주었다.나 자신보다도 천둥이의 소중히여기면서 까지 돌봐주었다. 또 함께 바다를 보러 여행도 같이가고 어느날은 하루종일 같이 지내는 등 행복한 추억을 하나하나 만들어 갔다. 분명히 행복했었는데 그 행복은 10년도 이어지지 못한채 끝나 버렸다. 천둥이가 떠났다. 영원히 만날수도 없는 곳으로. 믿기지가 않았다. 아직도 집에가면 너가 맞이해줄것 같고 짖어주고 반겨줄것 같은데 이제는 아무도 없다. 너가 떠나간걸 알아차리고 장례를 치르고 나오던날 널 처음 만난날과 같이 천둥이 쳤다. 천둥이 널 데려갔다. 아직 해보고싶은게 많은데. 못해본게 많은데. 더 같이 있어야하는데 널 데려간 천둥이, 더이상 함께할수 없는 시간이 너무나도 미워지고 점점더 괴로워 진다. 너가 너무 보고싶어 너와 처음만난 장소에게서 울었다. 아직도 너의 눈망울이 생생하고 너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정작 너는 없다는 사실이 나를 무너트렸다. 눈물이 비인지 아닌지 구분할수도 없을 만큼 울었다. 1분 10분 시간이 점점지나고 점점 괜찮아지는 그때 난 받아드릴수 밖에 없게 되었다. 너가 떠났다는 사실을. 그날과 똑같은 날이었다.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던 그날 너를 잃었다.​​ 아스트라피와 브로디 박소현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더위가 잠시 꺾인 여름날의 오후였다. 휴가 중이었지만 급히 처리해야 할 업무가 생겨 나는 서재에서 서류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때 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들어보니 9살 된 딸이 나를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엄마는 맨날 일만 하고… 나 너무 심심해. 똑같은 동화책을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몰라.”딸은 항상 동화책을 끼고 있을 책을 좋아했다. 소설쓰기수업 그리고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곧잘 이야기를 지어낼 줄 알았다. 친구들을 모아놓고 자신이 지은 이야기를 들려주는가 하면 아예 자신의 꿈이 소설가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어린 나이임에도 남다른 재주가 있는 것은 분명했다.쏴아아아악!빗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창밖으로 번개가 번쩍이고 곧 있지 않아 천둥소리가 ‘우르릉!‘ 하고 울려왔다. 그때 문득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자주 해주시던 이야기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아스트로피와 브로디…!어머니는 날씨가 좋지 않으면 항상 그 이야기를 해주셨다.천둥소리에 불안을 떨던 나는 어머니의 이야기에 금방 잠에 곯아떨어지기도 했다. 어린 시절에 추억이 떠오르자 왠지 나는 딸아이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졌다.“그럼 엄마가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줄까? “내 말에 딸의 얼굴은 구름 뒤에 있을 태양처럼 환해졌다. 나는 몇십 년 전 어머니께서 해주셨던 것처럼 딸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옛날에 아스트라피라는 사람이 있었어. 그녀는 무척이나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인이었단다. 많은 사람들이 그 여인을 좋아하고 따랐지.딸은 호기심을 가진 눈으로 질문을 했다.“엄마, 아스트라피가 얼마나 예쁘고 지혜롭길래 사람들이 모두 좋아해요?어릴 때의 나는 그런 생각도 못 했었다. 질문은커녕 내용에만 집중했었는데 딸은 똑 부러지게 자기 생각을 전하며 묻고 있었다.“우리 딸보다는 예쁘지 않지만…, 적어도 모두 좋아할 정도라면 마음씨도 좋았겠지?딸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해볼까?”나는 얼른 또 다른 질문이 나오기 전에, 먼저 말을 꺼내 서둘러 이야기를 시작했다.“누구든지 그녀를 좋아했을 거라고 했지? 그때 그 나라의 사교계에는 남녀 가릴 것 없이 인기가 많던 브로디라는 남자가 있었어, 특히 모든 여성들에게는 호감의 대상이었지. 그런데 그런 브로디조차 아스트라피를 보고 첫눈에 반하고 말았던 거야. 그런데 공교로운 일이 있었지. 두 사람 사이에는 신분의 차이라는 경계가 있었지. 그녀는 대공작가의 공녀였고, 힘세고 멋진 청년은 그저 평민 가문에서 겨우 기사가 됐을 뿐이었어.”나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그래도 브로디는 포기하지 않았지. 그는 그녀의 눈에 들려고 온갖 모험을 자청했어. 그리고 그 공을 모두 아스트라피에게 돌렸지. 처음에는 관심이 없는 척 외면하던 아스트라피도 점점 브로디에게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단다. 물론 신분의 차이는 그들의 사랑에 큰 걸림돌이었지. 온갖 조건들이 그들을 갈라놓았단다, 그런데 신분이 사랑을 이기겠니?브로디의 열렬한 노력으로 얼마 가지 않아, 두 사람은 뜨거운 사랑이 시작됐어. 그와 그녀는 먼저 소풍으로 자신들에 이야기를 공유하기를 했어.푸릇한 나무 밑에 소설쓰기수업 앉아서 하나둘씩 자신들이 가진 이야기를 꺼내 웃고 떠들며 사랑을 쌓아 갔단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둘에 관계는 발전했어.그리고서는 아스트라피와 브로디의 아기가 생기고 말았지.물론 이 사실은 그녀와 그에게 아주 축복임에 다름이 없었지 그러나 아스트라피는 공녀여서 유명하니 사람들 사이에서는 쉽게 소문이 오르고 내렸어.그때 그와 그녀가 있던 곳에 있는 나무에 둘은 맹세를 했다고 해.그게 바로 ‘아이올리아의 맹세’라고 해맹세의 이야기는 한 명이 죽으면 옆에 있는 자도 같이 따라가는 맹세였다고 해. 그리고 아기를 낳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며칠이 지나 그와 그녀의 아이가 태어났지 아이올리아의 맹세에서 이름을 따서아이올로스 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함께 살았단다.그때 그와 그녀의 사랑 이야기와 아이가 있다는 소식은얼마 가지 않아 대공작에 귀에 들어가고 말았지.아이가 있다는 사실은 대공작도 마음에 걸렸지만이어질 수 없는 관계는 갈라놓아야 한다고 생각이 든 대공작은그는 동쪽 탑에, 그녀는 서쪽 탑에 갈라놓고 아기는 자신이 데리고서그 세명을 가둬두면 오랫동안 서로를 만나지 못하게 하였어.그렇게 몇 년이 지났을까 .. 브로디 와 아이올로스를 그리워하던 아스트라피는 결국 끝내서쪽 꼭대기 탑에서 세상을 떠나고그 소식은 한 달이 지난 무렵에 동쪽 꼭대기의 탑에 있는 브로디에게 들렸어.그는 소식을 듣고 서 너무너무 슬픈 나머지 그 마을 사람들이 다 들릴 정도로큰 소리를 지르며 울었어. 마지못해그도 그 동쪽 꼭대기 탑에서 죽고 말았지. 그렇게 해서 그와 그녀는 함께하늘로 올라갔단다. 아이올로스는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의이야기를 커서 들었단다. 본 적 없는 부모님의 이야기는 그에게큰 충격을 주었단다. 그래서 자신의 키워준 할아버지에게아주 큰 원망과 배신감을 느꼈어.그래서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미쳐갔어.그의 손에는 온갖 피들이 묻어있었지.제국에서 그는 이제 위험한 대상이 되고 말았어.하지만 그를 없애려고 하는 계획은 모두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어.아무도 더 이상 아이올로스를 건드릴 수도 없었지.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부모님의 죽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조차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니이제는 마음속에 상처밖에 되지 않았어.아이올로스는 자신의 손에 묻힌 피들에 미안하고 두려웠지.그래서 그는 자기를 한 성에 가두었어.그렇게 아이올로스는 어떤 생을 마감 했는지 아무도 모르게 됐어.대공작은 자신이 한 행동들을 날로 허무하게 자신에게 물어가며그 3명을 그리워하고는 했다고 해.이야기가 끝났다. 딸은 눈을 몇 번 끔뻑이다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엄마 그래서 이게 무슨 이야기예요? ”아홉살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소설쓰기수업 어릴 적의 나도 그랬으니까. 그래서 나는 조금씩 설명을 덧붙였다.”음…, 그러니까 번개와 천둥은 그리스어로 아스트라피와 브로디를 말하고 아이올로스는 그리스어로 바람의 지배자를 뜻해. 그리고 번개와 천둥은 아주아주 어두운 날 그리고 비가 크게 오는 날에 치잖아? 그게 아스트라피와 브로디가 헤어진 날을 의미해. 먼저 아스트라피가 눈물을 흘리며 하늘로 올라가잖니? 그래서 번개가 빛을 먼저 발산하고 브로디는 그다음에 큰 소리를 내며 하늘로 가잖니? 그러니까 천둥이 아무리 큰소리를 내도 결국은 번개 뒤에 울린단다. 그리고 바람은 그 곁에서 조용히 함께 하잖아? 그러니 아이올로스는 드디어 자신의 부모님을 만날 수 있었던 거야. 이제 뜻을 이해할 수 있겠어? “내 말이 어려웠을까? 아니면 늦은 밤이어서 그랬는지, 눈을 비비며 하품을 하던 딸은 나에게말했다.”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재밌어요.“ 딸의 모습은 그저 이야기를 듣고 졸려 보이는 것 같았다. 나는 싱긋 웃으며 딸을 방으로 데려다 주었다. 서재로 돌아와 업무를 처리하다 생각해보니, 이야기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아이를 쉽게 재울 수 있는 건 좋았다. 어릴 때 어머니가 해주시던 이야기를 미리 외우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도 어릴 때 잠을 잘 자지 못했었다. 그런 모습이 닮은 나의 딸은 내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였다. 어머니가 들려주신 이야기 중 생각나는 것들은 물론 몇 개 없지만, 내가 이야기를 좋아하는 탓에 밤낮 고민하며 이야기를 몇 개씩 만들어 나에게 들려주시곤 하셨다.지금은 건강 탓으로 요양하고 계셔서 그 감미로운 목소리로 다시 이야기를 들을 순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딸을 위해 이야기를 하나씩 고민하며 지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야기가 완성되면 어머니께도 들려줄 생각이다. 얼른 그 이야기가 완성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 어머니께서도 얼른 건강이 회복되어야 할 텐데….치매가 심해지시면 점차 기억을 잃어가실 것이다. 그때 내 이야기를 들으면 어머니가 다시 기억을 찾을 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어쩌면 어릴 때 어머니가 들려주셨던 이야기를 내가 다시 어머니께 들려주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자 희망이 생기고 기대감이 들었다. 어머니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업무를 하던 중에도 살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건 멈출 수 없었다. 문득 창문을 바라보았다. 어느덧 여름비가 그친 모양이었다. ​Rain_127최나경 To 번개 우리는 마치 번개와 천둥 같았다. 우리는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달랐고, 소설쓰기수업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같이 많은 시간들을 보냈다. 번개와 천둥. 마치 이 관계처럼 한 명이 나서면, 나머지 한 명이 따라가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다지 정상적이지 않았던. 이런 관계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했던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전까지 나랑 너는 마치 항상 서로를 동반한다고 사전에 정의가 내려지는. 그런 관계이자 그 정도로 서로가 서로에게 당연한 존재라고 여겼다. 그리고 이런 나의 생각에 이어 번개가 치면 당연히 천둥이 따라오듯이, 나는 우리가 서로에게 당연한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다. 며칠 전이었다. 그런 나의 생각들이 들기 시작한 게. 아니, 어쩌면 내가 의도적으로 그런 생각들을 무시하고 있었던 걸지도. 한순간에 깨진 관계에 큰 미련이 없었다. 실은 조금씩 균열이 생기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해 깨져 버린 관계 일지도. 나와 너는 어디이든 함께하며 마치 생각이라도 공유한 것처럼 하나같이 움직이는 한 쌍의 짝지였다. 그러나 우리는 작은 세계에선 늘 함께였지만, 세월이 흘러 점점 큰 세계를 보게 되면서 각자의 가치관이 생기고, 우리는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옛정 때문인지 나는 잘 맞지도 않는 너와 계속 함께했었다. 그리고 그런 관계, 그 사이에서 우리는 서로 연락이 뜸해졌고, 그로인해 네가 서운하단 듯이 말을 했었다. “솔직히 말이야, 나 요즘 너 때문에 너무 속상해…….” “응? 무슨 말이야?” “적어도 연락이 와 있으면, 뒤늦게라도 답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 고작 그것 때문이야?” “고작 이라니!” 그 뒤로도 내가 계속 태도를 고치지 않아 이후에도 다투기도 했다. 왜인지 네가 갑자기 예민해지기도 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서로의 감정이 상하는 일이 더욱 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너는 나의 무관심이 스트레스였을 거고, 나도 이런 순간순간과 네가 귀찮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한동안 너의 연락을 일절 받지 않고, 의도적으로 무시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책장정리를 하다가 예전에 썼었던 일기장들을 보게 되었다. 반가운 마음에 곧장 일기장을 펴보았다. 그곳에는 맞춤법이 틀려 선생님께 빨간 펜으로 지적당한 곳도 많았고, 글씨체도 삐뚤빼뚤, 알아보기가 힘든 페이지가 가득했다. 일기장을 하나하나 넘기다 보니 정말 웃픈 사연들과 그 당시에 속상했던 일, 또는 누군가를 좋아했던 일까지……. 지금은 기억이 전혀 안 나지만, 이때 이걸 썼던 나를 생각하니 조금 웃기기도 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일기장을 넘겨보았다. 소설쓰기수업 그러다 어느 장에서 부터 계속 한 아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일기장 후반부터 나온 아이는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마지막 일기장의 끝까지 나왔었다. 그리고 그만큼 그 아이와 있었던 많은 일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20**년 *월 *일 월요일오늘 P가 나에게 사탕을 주었다. 20**년 *월 *일 목요일P의 연필이 너무 예뻐서 달라고 했다. 이제 이거는 내 것이다. 20**년 *월 *일 수요일오늘 실수로 늦잠을 자버렸다. 그래서 오늘도 같이 등교를 하려고 P가 우리 집 앞까지 왔지만, 내가 계속 자서 결국 P랑 같이 지각을 했다. 20**년 *월 *일 토요일오늘은 너무 화가 난다. P가 약속시간 1시간 전에 급한 일이 생겨 못 만난다고 했다. 그것 때문에 화가 나서 P에게 화를 냈더니, P에게 미안하다는 디엠이 와 있었다. 진짜 P는 무책임한 것 같다. 20**년 *월 *일 화요일P가 말도 없이 학교를 일주일동안 나오지 않아서 걱정되기도 하지만, 너무 화가 난다. 선생님도 개인적인 사정이라고만 하고……. 진짜 다들 너무하다. 이곳에서의 모습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모습과는 매우 달랐다. 나와 P, 즉 너와의 관계는 함께하는 짝이 아닌, 번개가 가는 곳에 뒤따라오는 천둥처럼. 항상 너만 나에게 다 맞추어 주고, 내가 가는 곳에는 네가 와주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 사실을 깨달으니 이때까지의 모든 일이 퍼즐처럼 맞추어지는 느낌이었다. 나에게 이런 관계는 널 만났을 때부터 당연했고, 너는 가치관 차이 같은 게 아니고 점점 지쳐 갔던 거였다. 그럼에도 난 너의 탓이라는 이기적인 생각과 가치관 차이라는 변명으로 진실을 거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진실을 한 순간에 받아드리는 것은 너무나 복잡했고 힘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건 지금 당장 너를 찾아 가 우리의 관계를 바로잡고 싶단 마음뿐이었다. 다급히 폰을 꺼내 연락처를 뒤져 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그때 이후로 저장하지도 않았구나.…….”당연하다는 듯 너의 번호를 찾았지만, 그곳에선 찾을 수 없었다. 사실 너를 찾으려고 시도한 것이 처음일 뿐, 이전에 너와 갈등이 생겨서 순간 홧김에 너의 번호를 지워버렸었다. 그래서 인지 나에게 너한테 연락 할 수단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다급하게 다른 SNS를 찾아보았지만, 다 계정이 삭제되었거나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 비공개 계정뿐이었다. 그래도 여기서 포기할 순 없었다. 소설쓰기수업 친한 친구, 친했던 친구 등등 너를 알 만한 사람에게 거의 다 연락을 해보았다. 하지만 그들도 잘 몰랐다. 오히려 그들은 내게 나와의 연락이 끊어졌다면, 너와 연락중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단언할 정도였다. 그렇게 포기하나 싶었을 때쯤, 예전에 잠깐 친했던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그 후배는 너의 옆집이라 너와도 친했고, 나도 자연스레 친해졌던, 네가 아는 그 애였다. 나 말고도 너와 친하고, 가까웠던 애였으니, 그런 후배의 연락이 오니 희망이 다시 생기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희망은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 그때 내게 돌아온 말은….[그 언니 이미 떠났어요. 병이 너무 악화돼서 여기선 더 이상 치료를 못한다고, 살려면 더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고 …….] 더 이상 문자를 볼 수 없었다. 도망치듯 디엠 창을 닫고, 숨듯이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병이라니,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였다. 워낙 본인 이야길 하지 않으니……. 아니, 애초에 내가 묻지 않아서 본인의 이야기는 할 수 없었던 것 이다. 나는 여태껏 네 앞에서 뭐가 그렇게 당당했을까? 너의 앞에 아무렇지 않게 나타나 너를 괴롭게 한 나를, 너는 어째서 받아준 걸까. 나는 커다란 진실을 마주하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괴로웠고, 수많은 질문들과 후회가 늘었다. 그리고 절망도 같이 늘어났다. 내가 너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었다.'쏴아아아아아-' 갑작스레 소나기가 내렸다. 멍하게 창문을 쳐다보던 중 한 가지 기억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Rain_127……!’ 바로 3년 전쯤 너와만 공유한 계정. 그때 한참 친구끼리 공유계정을 만드는 게 유행이라 너와도 만들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날씨가 안 좋고, 비가 많이 내려 자연스레 정했던 아이디. 너와 만들었던 계정. 그것만큼은 아직 남아있었다. 그때 내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알게 되었다.​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 그 일은 우리의 공유계정에 글을 올려보는 것뿐이었다.볼지, 안 볼지. 그건 모른다. 번개와 천둥은 결코 만날 수 없다. 그야 천둥은 번개를 따라가는 것 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번개는 천둥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그러므로 이제부터는 네가 번개야. 그동안 고맙고 미안했어.From 천둥​​​*본 웹소설은 글마루작은도서관에서 진행한 수업의 결과물입니다.무단 복제 및 공유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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