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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과 혁명, 그리고 운명 (上,下권) - 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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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ika 작성일25-03-27 18:35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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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 운명한권 &ampMonica's [en route]_312 | 권민 과테말라 KOPIA센터 소장 부부의 인생 2막 ​ ​*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 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_이안수·강민지​#1​세계의 여행자들이 모이는 과테말라의 대표적인 여행지인 안티구아에서 한국인 여행자들을 만나 우리말로 길고 긴 시간 얘기를 나누는 바람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25일 이곳에 도착한 이래 134일째. 그러나 이곳에서 한국인을 대면할 기회는 흔치않았다. 아내는 2번 단체여행객을 만났다고 했지만 스치듯한 만남이었고 나는 단 한 번 독립 여행자 한 사람을 만나 반가움을 나눌 수 있었다. 지난 주말, 한 부부와의 만남으로 마침내 긴 삶의 실타래를 풀 수 있었다. 한국에서 공무로 파견된 지 14개월째인 부부였다. 농촌진흥청의 KOPIA(KOrea Partnership for Innovation of Agriculture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 과테말라 센터의 권민 소장님과 김미경 선생님이다. ​과테말라시티에 체류하는 권 소장님과 통화했다. 저희가 과테말라시티로 가겠습니다.아닙니다. 저희가 안티구아로 가겠습니다.​악명 높은 과테말라시티 주말의 극심한 교통정체로 편도 3시간 이상 소요되는 결정이었다. ​우리는 운명한권 대문 앞에서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진 주말의 거리에서 멀리 손을 번쩍 들고 성큼성큼 오시는 권 소장님을 아내가 먼저 알아보았다. ​우리의 방으로 안내했을 때 김 선생님께서 포장된 용기를 내밀었다. ​맛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고향의 맛이 얼마나 그리울까 싶어 담아보았습니다. 깻잎과 무생채입니다.​아내가 감격하며 말했다.​이럴 수가... 깻잎은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입니다.​사실이었다. ​3시간을 달려오신 분들께 단지 방 하나를 빌려 쓰는 여행자의 집에서 우리가 내놓을 만한 것은 옥상의 풍경밖에 없었다. ​왼쪽의 산은 아구아 화산입니다. 오른쪽 두 봉우리는 푸에고 화산이고 그 옆이 아카테낭고 화산입니다. 푸에고 화산은 15분 간격으로 분화를 계속해온 활화산이죠. 낮에는 검은 화산재가 솟아오르는 모습만 보이지만 밤에는 붉은 불꽃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2달 전부터 분화를 멈추었습니다.​#2​우리는 자리를 한식당, 마실로 옮겼다. 코로나19 이후에 없어진 안티구아 한식당의 명맥을 이 마실이 이어가고 있다. 주인 부부는 누구에게나 극진하고 푸짐한 상을 낸다. 5, 6천 명의 한인이 살고 있는 과테말라시티의 경우, 운명한권 여러 개의 한식당이 있고 배달까지 가능해 한식에 대한 갈급을 풀기는 수월하다고 했다. ​해외에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을 집행하고 있는 기관이나 요원들을 만나면 너무나 반갑다. 내 세대는 한국전쟁 후 폐허 속에서 미국, 캐나다 등의 잉여 농산물 원조 수혜를 받았다. 수입된 옥수숫가루는 국민학교 학교 급식에 사용되었고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형편의 학생들에게 그 옥수숫가루로 쑨 옥수수죽이 배급되었다. ​분단과 한국전쟁으로 인한 가난 속에서 원조품으로 연명했던 기억을 가진 사람으로서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원조를 하는 공여국으로 위치가 바뀐 현장을 대면하는 일은 언제나 북받치는 감격이다. 내가 주로 조우했던 한국의 ODA집행기관들은 KOICA(한국국제협력단)와 KOPIA였다. KOPIA센터장과의 만남은 케냐 이후 두 번째였다. 권 소장님께 과테말라에서의 KOPIA 역할에 대해 물었다. ​-개도국으로서는 KOPIA센터를 유치하는 것은 큰 수혜이잖아요. 세계 22여 개국에 불과한 KOPIA센터가 과테말라에 개소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2021년 6월 한-SICA(중미통합체제) 정상회담에서 알레한드로 쟈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의 요청으로 양국 간 실무협의를 거쳐 성사되었죠.​-주로 어떤 농업부분에서 역할을 하고 계시나요?식량 운명한권 증산과 농가소득을 높이는 일이 중요합니다.​-식량증산이라면 어떤 작물이 주가 되나요?이곳은 옥수수가 주식이잖아요. 그리고 프리홀(Frijol)이라고 우리나라의 팥처럼 생긴 콩을 주로 먹는데 감자로 증산을 할 수 있게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감자는 남미에서 세계로 퍼진 것이 아닙니까?그렇죠. 안데스 고산지대가 원산이죠. 이 나라에서는 생산량 자체가 아주 적어요. 씨감자 생산을 자체적으로 할 수 없는 이유 때문이에요. 심었던 것을 계속 심으니 소출이 계속 줄어드는 거죠.​-저도 농부의 아들이라 아버지께서 수확한 감자 중에서 씨알이 좋은 것을 골라두었다가 다음 해에 심었거든요?그렇게 해왔죠. 그렇게 하면 100개가 생산되었던 것이 이듬해에는 80개, 다음에는 60개로 소출이 떨어져요. 그래서 종자를 갱신해서 새로운 씨감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쌀, 밀, 보리 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식량 작물들의 종자는 국가에서 관리하게 됩니다.​-큰일 하시는군요.이 나라에는 씨감자 생산하는 장비나 기술이 없으니까 시설지원과 기술전수를 하고 있죠.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씨감자 생산 기술이 수경재배거든요. 온실을 만들고 수경재배로 씨감자를 생산할 수 있도록 이 나라의 농촌진흥청 같은 기관과 협업으로 씨감자를 운명한권 생산해서 증식을 하고 있습니다. 한번 증식에 10배가 늘어나거든요. 그것을 1천 톤이 넘도록 계속 증식해서 이 나라 농민들에게 보급하려고합니다.​-이 나라에 이롭도록 이런 기술을 전수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과정들 자체가 이전의 관행을 깨야 하는 일이라 쉽지만은 않을 것 같기도 한데...이 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수혜국들이 원조에 익숙해지다 보니까 웬만큼 원조를 해주어도 고맙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아요. 우리나라 말고도 공여국들이 있으니 받으면서도 큰소리치기도 합니다.​-참 답답한 일이겠습니다. 일전에 아티틀란 호숫가 마을 중의 하나인 산타 카타리나 팔로포(Santa Catarina Palopo)에서 여러 날을 보냈는데 이 마을의 관광진흥을 위해서 미국 USAID의 지원으로 마을 개선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더라고요. 지금은 그 사업의 실행 효력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었어요. 마중물을 넣었으면 계속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관리가 되어야 할 텐데 마중물을 마셔버리고 마는 경우에 부딪힌 다면 사업 진행자로서는 참 화나는 일일 듯합니다. 예컨대 이렇게 노력해서 씨감자 생산해서 공급했는데 그것을 쪄 먹어버리는 일이 발생하면...​-많은 ODA사업에서 부패가 일어나는 것은 운명한권 대부분 윗선의 관리들이거든요. 개인적 이권을 챙기려고 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당장이라도 사업을 끝내버리고 싶죠. 하지만 우리가 바라보아야 하는 사람들은 지금 굶주리고 있는 농민과 그 자녀들이거든요. 그들을 자활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니까 윗선에서 허튼소리를 해도 '예, 알겠습니다.'하고 나와서 농민들을 보고 계속 가는 거지요. 다행히 이 나라에는 그런 것이 없어서 다행이에요. 작년 초에 취임한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Bernardo Arévalo) 대통령이 바른 분이에요. 이 분이 기존의 기득권들의 저항에 대응하면서 개혁적인 정치를 펴고 있어요. 이런 지도자가 나오니 저도 더 힘이 납니다다.​#3​커피의 고장, 안티구아에서 함께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누려보기로 했다. Artista de Café에서 게이샤 핸드드립의 부드럽게 스미는 갖은 향을 커피나무 앞에서 즐겼다. 소장님은 농촌진흥청의 정년을 마치고 KOPIA 센터의 신임 소장 선발 공고에 응모해 여러 심사를 거쳐 뽑혔다. ​-은퇴하자마자 오지로 파견되는 선택에 대해 부인의 동의를 구했습니까?물론이죠. 동의를 해서 응모를 했던 거지요?​-김 선생님께서는 어떤 마음으로 동의를 하신 겁니까?이제 아이들도 독립하고 저희 운명한권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기에 남편의 전문성을 살려 누군가를 유익하게 한다면 일을 놓는 것보다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해외에 파견되어 생활해 본 적이 있습니까?페루의 리마에서 1년 반 정도를 생활했습니다.​-그 당시 다시 중남미로 다시 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었나요? 전혀요.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도, 다시 오리라는 생각도 못 했죠. 그래서 스페인어를 배울 생각도 없었어요. 이제는 마음 하나 바꾸니 이곳이 참 좋아요. 아무래도 KOTRA와 KOICA와 같은 파견 식구들과 자주 만나게 되는데 제가 제일 큰 언니가 되어있더라고요.​-스페인어를 열심히 배우고 계시다고요? 그럼 이곳에서의 긴 정주를 염두에 두신 겁니까?확실하지는 않지만 지난번 남미에서 보다 훨씬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곳의 사람과 문화에 애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원룸 형태의 레지던스인데 빌딩의 반은 레지던스이고 반은 호텔로 사용 중이에요. 덕분에 이틀에 한 번씩 호텔 메이드의 청소 서비스가 제공되어요. 하지만 둘이 사는 저희 집에 메이드가 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청소는 제가 하면 되고요. 그래서 메이드가 오면 운명한권 제가 라면을 끓여주거나 한식을 맛 보이면서 쉬게 해요. 라면도 김치도 너무 좋아해요. 좋아하는 사람을 보니 저도 좋고요.​-좋은 사람은 더 좋은 사람이 만들게 되지요. 참 아름다운 2막입니다.한국을 떠나 세계를 사시는 두 분의 용기와 실천하는 삶을 통해서 에너지가 마구 생깁니다. 제가 자주 쓰는 말, 'Soy anciana(나는 노파이다)'라는 말이 이제 쏙 들어가네요.​-소장님께서는 이런 멋진 사모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만으로도 노후 걱정은 없을 듯싶습니다. 인명재처(人命在妻)라는 말을 명심하고 있습니다.​*KOPIA는 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 국외농업기술과의 산하 센터로 2009년에 시작된 사업이다. 한국의 농업기술을 필요로 하는 개발도상국의 현지에 맞는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보급,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아시아(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스리랑카, 몽골, 라오스, 파키스탄), 아프리카(케냐, 알제리, 에티오피아, 우간다, 세네갈, 짐바브웨, 가나), 중남미(파라과이, 볼리비아, 에콰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과테말라), 독립국가연합(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공화국)의 22개국에 개설되었다. ​●KOICA 창립 29주년, 세계시민으로서 대한민국은?●씨엠립, 현장에서 화해와 공존의 고민​#인생2막 #농촌진흥청 #KOPIA #과테말라 #안티구아 #모티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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