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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bigail 작성일24-05-30 15:29 조회1,1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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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게임 뭐했음?님 왜 안옴?호응을 해줘야지​리그 오브 레전드 - 무작위 매칭 플레이중 아군과 합이 맞지 않아 죽음을 맞이한 이웃 블로거가 채팅으로 친 말이다. 게임이 끝나고, 그 행동에 대해 내가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저는 최대한 순화해서 말했습니다. 욕이나 비속어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언뜻 보면 크게 문제 없어 보이는 말이다. 답답하면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는 것이고.그러나.. 듣는 사람 입장에서 발빠르게 죄송합니다&quot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턴 전략 게임도 아닌, 실시간 PvP 게임을 상대로 전황 파악과 컨트롤 + 아군의 채팅을 확인하고 대답하는 것은 -&gt더 높은 멀티태스킹 능력이 요구되는 것과 같다. 저 발언을 듣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본래 게임 컨트롤 능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도 있고, 짧게 대답했다고 해서 상대방이 쉽게 수긍하고 게임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라 단정할 수도 없다. ​인간 사회의 예절과 규칙에 맞춰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지, 자기가 스트레스를 내고, 아군 팀원이 받게 되는 과정엔 변함이 없는 것이다. ('기분이 나쁘다. 실망스럽다.'라는 감정을 공유하는 것) 그 시점에서 팀원에 대한 추궁은 욕한 것과 다름 없는 0점 짜리 발언이라 보게 된다. 게임이 모두 끝나고 화풀이를 하는 것이라면 그나마 낫겠지만, 승패가 스포츠게임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팀원의 집중력을 추가로 떨어뜨리는데 일조하는 행동에 지나지 않는 것이니까. 실수가 있었다면, 격려하면 되고 / 문제가 있었다면, 끝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면 된다. 그럴 여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는 무작위 매칭 시스템이기에, 한 판 한 판 승리하는 과정에 필요한 것은 추궁이 아닌 격려가 되는 것이고 말이다.​​그래... '격려'라고 말하니까 생각난 것이 있다. 바로 스포츠다.스포츠 경기와 관련된 콘텐츠를 볼 때,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 중 하나가 괜찮아!&quot이다.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외치는 말이기도 하고, 함께 경기를 뛰는 동료 선수가 하는 말이기도 하다. 바로 옆 자리에서 함께 게임을 즐기고 있는 친구가 꺼내는 말이기도 하며, 나 자신도 주변 사람들과 게임을 즐길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과 함께 게임을 할 때 괜찮아&quot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들은 적이 언제였을까? 게임과 스포츠 사이에 비슷한 점이 많이 있었을테니 'E스포츠'라는 개념이 생겼을 텐데, 왜 일반적인 공방 플레이에서는 스포츠맨십을 느낄 기회가 별로 없었던 걸까? 그전에, 게임 속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들은 스포츠에서도 동일한 걱정거리가 아니었을까?​그런 생각이 든 것이다.서론이 길었다. 그렇게, 게임과 스포츠의 상관관계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한 번 스포츠게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E스포츠 대회의 과정은 일반적인 스포츠와 거의 같다고 생각한다.선수들이 입장하고, 인사하고, 서로를 인정하고 -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며, 그 과정에서 실수가 생겨도 격려하고, 응원한다. 자기 팀의 패배를 인정하고, 상대 팀을 축하하며, 승부를 지켜본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나눈다.​부정행위에 대한 방침도 비슷하다. 어느 스포츠 / 게임할 것 없이, 마음만 먹으면 들키지 않고 부정행위를 할 수 있을만한 구석은 찾기 쉽다. 하지만 서로를 인정하고, 믿기에 - 의심하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의 전력을 다해 맞붙는 것이 가능했다. 한국 법에서 스포츠는 '건강한 신체를 기르고 건전한 정신을 함양하며 질 높은 삶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행하는 신체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문화적 형태'라 정의하고 있는만큼,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플레이 환경은 스포츠라 말하기 어려울 수 있다.​​그래서일까? E스포츠로 지정된 리그 오브 레전드 / 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을 보고 있으면 어떤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방송에서는 줄곧 매너 있는 모습만 볼 수 있었던 프로게이머들과는 달리, 일반 게임 공방에서는 차분하게 교류가 이루어지는 사례를 찾기 어려운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사람'을 들 수 있다. 그판 따라 팀원이 평소보다 실력 발휘가 안되어 지는 상황, 팀간 매칭이 불리하게 스포츠게임 잡혀 -&gt평균적으로 우리 팀원들의 실력이 떨어지는 상황 등, 패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자기 자신에게 실수는 없었다고 생각한 판이라면 억울할 수도 있겠지. 이러한 상황에 처한 유저가 있다면 격려 받아야 마땅할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행동은, 해당 게임의 내용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다름 없다. 그런 행동을 하면 이득 볼 수 있는 이는 누구 있을까? 이의를 제기한 사람? 승리한 팀? 패배한 팀? 전부 아니다. 서로 공방이 오갔던 게임은 부정당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만연하고 - 갈등이 싹트게 된다. 팀원이 못했다느니, 상대 팀이 교활하게 플레이 했다느니 등등... ​매너가 없는 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임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는 순간도 있고, 이를 승부로 풀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 철 없고 버릇 없는 행동을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저.. 그런 상황을 케어(관리)해줄 사람이나 환경이 주변에 없으면, 그 시점부터 게임은 더 이상 스포츠가 아니게 되며, 놀이조차도 아니게 된다. 자유롭고 기분 좋은 신체활동이자, 경쟁이 아닌... 룰이 있는 하나의 폭력 지대 / 감정 쓰레기통 지대로 전락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인터넷 환경이 가지고 있는 익명성 + 무작위 매칭 시스템은 스포츠게임 각종 스트레스 상황에서 노출되기 쉬운 반면, 케어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라오고 있는 것 같다.)​​​내가 리그 오브 레전드를 입문한 후, 가장 충격적으로 들었던 소식은 프로게이머가 자유 공방에서 연습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있다는 것이었다. 스트리밍 도중에 매칭 시간을 노려서 하는 '저격'뿐이라면 몰라도, 최소한의 팀 플레이도 어울리지 않는 행동(트롤 등)을 하는 유저를 많이 경험했다는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무대에서는 E스포츠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공방에서는 '스포츠'로 대하지 않는 유저에 의해 제대로 연습할 수 없다니 말이다. (링크) 어쩔 수 없이 아는 사람끼리 따로 비공개 방을 만들어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스포츠도 여러가지 어둠이 존재해 논란을 낳고 있지만, E스포츠는 더 큰 어둠이 더 보기 쉬운 형태로 보여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보는 눈이 많은 대회이기에 예의를 차리는 것일까?그렇기에 격식 있는 스포츠라고 인정되는 거라면, 그건 너무 슬프지 않은가?[사족]​GG(Good Game)도 어떤 의미로 스포츠 맨십 용어라 생각한다. 지금이야 항복 선언이라고 완전히 인식되긴 했지만, 그 위에 '좋은 게임이었습니다.'라는 수고와 칭찬의 의미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난 개인적으로 이러한 긍정적인 용어가 더 생기고, 더 자주 쓰였으면 좋겠다는 스포츠게임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말을 쓸 기회조차 없는 게임도 있다. 채팅과 관련된 사건사고로 전체 채팅이 막힌 게임도 있으니..]​​매너가 아닌 순수 놀이 관점에서 볼만한 문제도 있다.​- 양 팀원들의 실력 차이가 크다. - 게임 초반에 실수가 많아 판이 망했다고 생각하면 팀 단위로 바로 항복한다.​이런 조건을 가진 게임이었다 가정할 때, '재미있는 판'이었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아군? 시작부터 전의를 잃었기 때문에 재미있다고 말하기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의미 없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항복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상대 팀일까? 그렇지 않다. 상대는 자극적인 게임을 즐기지 못했기에 만족할 수 있는 놀이가 되지 못했다. 실력 차이가 너무 컸으니, 아슬아슬한 공방을 맛보며 성장한다는 체감을 느끼기 어렵고 - 압도적으로 짓이기는 맛조차 아군 팀이 빠르게 항복을 했으니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합리적인 공정인 것처럼 보이나, 이걸 예의라 말하기도 애매하고 / 만족한 이도 없다는 사실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나는 스포츠는 물론이고 게임이라는 종목이 그렇게 강한 승부욕이 요구된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 물론 이기면 좋다. 하지만 패배가 확정된 판이라도, 다음 승부를 유리하게 가져갈 경험을 얻는 것은 가능하다. 아니, 평소에는 시도해보지 않았던 스포츠게임 새로운 수를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이기고 있는 입장에서도 가능하고 말이다.) 이러한 생각의 전환은 최소한 1명 이상의 게임유저가 해당 판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리라 믿는 것도 있다. (랭크전 같이 무언가가 걸려있는 승부가 되면 다소 전황이 기울어졌거나 팀원의 실수가 많아도 쉽게 항복하진 않게 되지만 그 경우 승패를 인정하지 않거나 등..) ​일정 범주를 넘어간 승부욕과, 그것이 초래하는 결과는 놀이나 스포츠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언젠가, 오버워치에서 음성으로 욕설 / 성희롱 등 비속어 표현으로 인한 문제가 있다는 글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건강한 놀이 / 건전한 놀이 문화가 되기 위해 한국에는 심의 기관을 두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심의 기관 기준에서 문제 없이 통과된 게임이라도, 유저가 관여된 순간 건전한 놀이가 되지 못한다면 (문제의 유저를 처벌해도, 문제의 빈도가 전혀 감소되지 않는다면) -&gt게임 중독 / 질병 논란과 더불어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난 게임이 놀이로서 - 그리고 스포츠로서 대중에게 전파되는 정도가 커질때 더 건강한 문화를 만들 스포츠게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나는 '전적'등이 기록되는 PvP 게임 플레이 중, 스트레스가 생길만한 상황을 마주할 때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이 게임이 무엇을 위한 놀이였는지, 함께 경쟁하는 스포츠였는지, 필사적으로 지키고 싶은 무언가(랭크, 승률, 그로 인해 생기는 가오 / 권위 등)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지 말이다. 이 자문을 통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게임인지, 더 나아가 스포츠인지, 둘다 아닌 다른 무언가인지를 정하게 된다. 그렇게 확정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날 법한 상황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하기 쉬워진다.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축하할 수 있게 된다. 게임이 놀이를 넘어 스포츠가 되가는 것이다. (친구들과 게임하다 한번 쯤 겪는 우정 파괴?도 막을 수 있다.)​​오늘의 일기는 여기까지다.나는 조금 더 웃으며 서로 소통하고 격려 할 수 있는 게임 문화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채팅창이 사라지고 감정 표현만 남은 게임에서, 감정 표현 한번 했다고 '거슬려서 차단'까지 하는 유저를 보고 있으면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된다. 게임유저로서의 우리가 다른 유저들에게 바라는 것은 대화나 감정 표현이 아닌, AI 보다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한 움직임 / 그리고 기계가 아니라는 '확인 절차'뿐인지 스포츠게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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